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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다(CODA) 리뷰: 소리 없는 세상에서 울려 퍼진 진심의 노래

by 지평1 2025. 7. 21.

《코다(CODA)》는 청각장애인 가족과 유일한 청인(청각을 들을 수 있는 사람)인 루비가 서로를 이해하고, 음악이라는 꿈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을 담은 감동 실화 기반 영화입니다.
이 글에서는 《코다》의 진심 어린 서사, 사회적 메시지, 그리고 음악과 감정의 조화를 중심으로 리뷰합니다.


1. 조용한 가족, 그러나 누구보다 가까운 존재

《코다》는 '청인 아이를 둔 청각장애인 부모'라는 특별한 구조의 가족 이야기를 중심에 둡니다.
루비는 가족 중 유일하게 소리를 들을 수 있고, 부모와 오빠의 세상과의 소통을 도와주는 연결고리 역할을 합니다.

이 영화에서 가족은 단지 피를 나눈 존재가 아닌, 함께 일하고, 함께 싸우고, 함께 성장하는 진짜 공동체로 그려집니다.
청각장애가 단지 불편함이나 장벽으로만 묘사되지 않고, 고유한 삶의 방식과 문화로도 보여진다는 점에서, 《코다》는 단순한 장애영화가 아닙니다.

특히 루비가 노래를 연습하는 장면에서 부모는 그녀의 노래를 듣지 못합니다.
그러나 무대에서 그녀가 가족을 향해 수화로 노래 가사를 전달하는 장면은 이 영화의 감정 정점을 이룹니다.
소리를 들을 수 없지만, 그들의 사랑과 이해는 가장 깊고 정확하게 닿아 있습니다.

이처럼 《코다》는 장애를 극복의 대상으로만 보지 않고, 다름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사랑하는 태도를 보여줍니다.


2. 음악과 침묵의 조화: 감정을 전하는 두 가지 언어

《코다》는 음악 영화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많은 장면에서 침묵이 가장 강력한 감정 도구로 작용합니다.
루비가 부르는 노래는 소리로 전달되지만, 부모가 그녀를 바라보는 장면에서는 카메라가 소리를 완전히 차단하고, 관객은 청각장애인의 시점에서 감정을 체험하게 됩니다.

이 연출은 단지 기술적인 묘사를 넘어, 감정의 공감각적 전달이라는 특별한 시청각 체험을 가능하게 합니다.
음악은 듣는 이에게 감정을 전달하고, 침묵은 때때로 더 깊은 울림을 남깁니다.

또한, 루비의 음악 선생님 ‘버나드’는 그녀의 가능성을 누구보다 먼저 알아보고, 자신감과 자율성을 심어주는 조력자로 등장합니다.
그는 루비에게 단지 노래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자기 목소리를 믿는 법을 알려줍니다.

《코다》는 음악이 단지 재능의 문제가 아니라, 자신을 표현하고, 사랑을 전달하고, 인생을 살아가는 언어임을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3. 청소년 성장극이자 사회적 영화

《코다》는 한 소녀의 성장 이야기이자, 동시에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확장시키는 영화입니다.
루비는 가족과 음악 사이에서 끊임없이 갈등하지만, 그 선택의 순간마다 자신의 정체성과 책임감을 놓지 않으려는 진지한 태도를 보입니다.

가족은 루비의 꿈을 처음엔 이해하지 못하지만, 점차 그녀의 길을 응원하게 됩니다.
이 과정은 단순한 가족의 화해가 아니라, 각자의 삶을 존중하고 지지하는 진정한 연대의 과정으로 그려집니다.

또한, 이 영화는 청각장애를 가진 배우들을 실제 캐스팅해, 실제 청각장애 커뮤니티의 현실과 문화를 진정성 있게 반영했다는 점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는 단지 서사의 감동을 넘어, 포용성과 다양성의 실천이라는 점에서 의미 있는 접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코다》는 그래서 개인의 성장 서사와 사회적 메시지를 동시에 품은, 균형감 있는 웰메이드 휴먼 드라마입니다.


결론: 조용하지만 강한 감동의 영화

《코다》는 화려한 장치나 드라마틱한 반전 없이도, 관객의 마음 깊은 곳을 울리는 영화입니다.
가족과의 연결, 나 자신의 목소리, 그리고 꿈을 향한 도전이라는 보편적인 주제를, 정직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풀어낸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코다》는 조용히 말합니다.
“사랑은 꼭 들어야만 하는 게 아니다. 느끼는 것이다.”